한국 프로농구 리그(KBL)는 1997년 출범 이후, 선수 연봉 구조의 투명성과 리그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샐러리캡(Salary Cap)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각 구단이 일정 금액 이상의 연봉을 선수에게 지급할 수 없도록 제한함으로써 구단 간 재정 차이로 인한 전력 불균형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최근 들어 KCC는 허훈을 영입하면서 슈퍼팀을 만들었지만 샐러리캡 이슈가 생기면서 많은 이들이 샐러리캡에 대한 의문점을 갖게 됩니다. KCC는 이미 허웅, 이승현, 송교창, 최준용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허훈의 합류로 이 라인업에 화룡정점을 찍으며, 갈라티코를 결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고연봉자이기 때문에 'KBL 샐러리캡 포화' 현상이 빈번하게 언급되며, 리그 운영에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CC는 감독 또한 슈퍼스타였던 이상민 신입 감독까지 사령탑을 맡으며 슈퍼팀을 넘어서 메가 슈퍼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샐러리캡이란 무엇인가?
샐러리캡은 리그가 정한 연봉 총액 상한선입니다. KBL에서는 모든 구단이 정해진 한도 내에서만 선수에게 연봉을 지급할 수 있습니다.
2024-2025 시즌 기준, 각 구단의 샐러리캡은 약 30억 원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 안에는 외국인 선수, 국내 선수, 인센티브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이는 KBO, K리그 등 타 종목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엄격한 편에 속하며, 리그의 경쟁 균형을 맞추는 데 큰 역할을 해왔습니다.
샐러리캡 포화란?
샐러리캡 포화란, 구단이 주어진 연봉 한도를 거의 소진하여 추가적인 계약이나 선수 영입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를 말합니다. 예컨대 한 구단이 주전 선수와 고액 연봉자를 우선적으로 재계약하면서 이미 연간 예산의 95% 이상을 사용했다면, 남은 금액으로는 신인을 영입하거나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데 상당한 제약을 받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문제로, 구단 운영, 리그 구조, 선수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입니다.
왜 KBL에서 포화 현상이 심화되었는가?
고액 FA 선수에 대한 집중 투자
최근 몇 년간 KBL에서의 FA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였습니다. 일부 스타급 선수는 6억~7억 원 이상의 계약을 요구하며, 구단들은 이를 수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예산을 배정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핵심 선수 몇 명의 계약만으로도 샐러리캡의 상당 부분이 소진됩니다.
불투명한 인센티브 계약
공식 연봉 외에 지급되는 인센티브의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 구단은 샐러리캡 한도를 맞추기 위해 기본 연봉을 낮추고, 대신 비공식 인센티브를 설정하는 편법을 사용한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리그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외국인 선수 제도 변경
외국인 선수 수 제한이 완화되고, 상한선이 조정되면서 외국인 선수에게 더 많은 금액을 배정해야 하는 구조로 변화했습니다. 자연히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모두에게 자금이 분산되며, 전체적으로 샐러리캡이 빠르게 소진되는 구조가 형성됩니다.
샐러리캡 포화의 실질적 문제점
1. 선수 수급의 어려움
샐러리캡이 이미 포화된 상황에서는, 드래프트 1순위 선수와도 계약이 어려운 경우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리그의 미래 자산을 놓치는 결과로 이어지며, 젊은 선수들이 KBL 진출을 망설이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2. 시즌 중 트레이드 유연성 감소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교체, 전력 보강 등 시즌 중 유연한 전략 변화가 어려워집니다. 샐러리 여유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선 기존 선수를 방출하거나 대폭적인 연봉 삭감이 필요합니다.
3. 중간 연봉대 선수의 도태
리그의 연봉 구조가 고액 선수와 최저 연봉 선수로 양극화되면서, 3~5억 원대의 중간 연봉 선수는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이는 선수 수명 단축과 조기 은퇴로 이어질 수 있으며, 리그 내 경쟁력 저하로 연결됩니다.
4. 편법과 비공식 계약 증가
샐러리캡 내에서만 운영하기 어려운 구단은 편법적인 보상 방식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는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며, 공정한 경쟁이라는 리그 기본 원칙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실제 사례로 보는 샐러리캡 포화
2024년 기준, A구단은 국내 주전 선수 5명과 3년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전체 샐러리캡의 96%를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외국인 선수 교체가 불가능해졌고, 리그 중반부에 부진한 외국인 선수를 방출하지 못해 전력에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또한 B구단의 경우,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선수를 지명했지만, 샐러리캡 부족으로 인해 정식 계약이 늦어졌고, 계약금 조정 과정에서 진통을 겪었습니다. 이 선수는 이후 FA 시장으로 빠르게 이탈하면서 리그와 구단 모두 손실을 입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해결 방안은 없는가?
샐러리캡 상향 조정
일정 비율로 매년 샐러리캡을 인상하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리그 수익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물가 및 시장 환경에 맞춰 연동된 샐러리캡 조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소프트 캡 도입 검토
NBA처럼 일정 상한선을 넘으면 ‘럭셔리 택스’를 부과하는 소프트 캡 방식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구단의 선택권은 보장하면서도 과도한 지출을 억제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센티브 공개 시스템 강화
모든 선수 계약의 연봉과 인센티브 구조를 KBL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투명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구단 간 신뢰를 높이고, 팬들의 이해도 또한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선수협과의 공동 협의체 구성
선수협, 구단, 리그 사무국이 참여하는 공동 협의체를 통해 연봉 구조, 계약 관행, 샐러리캡 개선 방향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결론
KBL 샐러리캡 포화는 단순한 예산 초과 문제가 아니라, 리그의 장기적 경쟁력과 공정성, 선수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는 심각한 구조적 이슈입니다. 구단의 단기 성과 중심 운영 방식을 넘어, 전체 리그의 미래를 고민하는 제도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금이야말로 KBL이 진정한 프로 스포츠로 성장하기 위해, 샐러리캡 제도를 재정비할 시점입니다.